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공짜 스마트폰[1]이 가능한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통신사가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통신사가 여러분 대신에 스마트폰 가격을 지불한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대신해서 내준 것이다.

이런 상황을 빗대어 우리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고 한다. 지금 당장은 공짜인 것 같지만 결국 알게 모르게 그 대가를 지불하게 되는 상황을 “공짜 점심이 없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가닉 비즈니스에서는 어떨까? 공짜 점심이란 여전히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아니면 공짜 점심이 가능한 방법이 있는가?

이번 글에서는 공짜 세상에서, 어떻게 공짜에 기초한 비즈니스가 지속 가능한지 살펴본다. 앞선 글에서 언급한 수익모델의 3P 중 ‘Payer’, 즉 ‘누구에게서’ 돈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교차보조의 심화 현상

비즈니스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들어오는 돈(매출)이 나가는 돈(비용)보다 같거나 많아야 한다. 이는 불변의 진리이다. 다시 말하면 여러분이 공짜로 인터넷의 다양한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이유는 누군가 대신 돈을 내주기 때문이다. 구글의 경우에는 광고주들이, 카카오톡은 게이머들이, 에버노트나 스카이프는 유료 서비스 이용자들이 대신 돈을 내주고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지속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경제학적으로는 ‘교차보조(cross subsidization)‘라고 부른다. 단순하게 보면 내가 내야 할 돈을 누군가 대신 내주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물론 불행히도 반대의 경우도 많이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 세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소비자 대신 돈을 내주는 주체도 매우 다양해졌다.

연결된 세상에서 돈을 내는 주체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 (1) 자기 자신, (2)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다른 사용자, (3) 제3의 다른 그룹(3rd party), (4) 제품을 생산·제공하는 시장이다. (1) 에서 (4) 번으로 갈수록 자기 자신과 관계가 없어지고 더 근본적인 차원의 교차보조라 할 수 있다. 이 4가지 유형에 대해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내가 나에게 (From Me to Me)

지금 당장은 공짜로 서비스를 사용하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이 돈을 내게 되는 경우다. 이러한 유형은 기존에도 마케팅의 영역에서 많이 다룬 방법이다. 예를 들어 공짜 제품을 미끼 상품(loss leader)으로 이용하여 고객을 모으고 이들이 다른 유료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경우이다.

앞서 언급한 공짜 스마트폰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내가 나 대신 돈을 내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는 제품·서비스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 차원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두 차원이 동시에 적용된다.

우선 제품·서비스 차원의 교차보조는 공짜를 미끼로 유료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대부분은 할인의 다른 형태이지만 심리적으로는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과 같은 월정액 게임에서 월 이용권(월 23,000원)을 구매하면 공짜 게임 아이템(예를 들어 의상)을 제공하는 경우라든지,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과 같이 무제한 무료배송 서비스(연간 99달러)에 무료 영화 스트리밍(Prime Instant Videos) 및 무료 전자책 대여 서비스(Kindle Owners’ Lending Library)를 포함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2]

시간 차원의 교차보조는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보조하는 경우다. 넷플릭스의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7.99달러/월),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유료 서비스를 최초 1개월간 공짜(free trial)로 제공하는 경우나 유료 소프트웨어를 한시적으로 공짜로 제공하고 추후 유료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두 가지 차원이 동시에 적용되는 경우로는 공짜 스마트폰이나 원가에 판매되는 아마존 킨들[3]을 들 수 있다. 공짜 스마트폰의 경우 유료 음성·데이터 서비스에 2년간 가입함으로써, 아마존 킨들은 나중에 유료 전자책을 구매함으로써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보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공짜인 제품과 유료 제품이 보완재(complementary goods)다.

또 다른 예로는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와 같이 부분 유료화(micro-transaction model) 게임[4]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게임의 경우 공짜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으나 시간을 절약하려거나, 더욱 강해지려거나, 잘 꾸미기 위해서는 유료 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유료 사용자가 나에게 (From Person to Person)

유료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공짜 사용자를 보조하는 경우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프리-미엄(Freemium)’을 들 수 있다. ‘프리-미엄’은 ‘무료(Free)’와 ‘프리미엄(Premium)’의 합성어로 기본적인 서비스는 공짜로 제공하고 추가적인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애용하는 전천후 노트 서비스인 에버노트, 클라우드 문서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의 경우 대부분의 사용자는 공짜로 사용한다. 하지만 다른 사용자들과 협업이 필요하거나 사용량이 많은 헤비유저의 경우는 유료 버전을 사용한다.

프리-미엄 모델이 앞서 설명한 모델(내가 나를 보조하는 경우)과 다른 점은 대부분의 공짜 사용자는 공짜 사용자로 머문다는 것이다. 공짜가 미끼가 아니고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5] 따라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기본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에 만족하여 돈 한 푼 내지 않고 서비스를 사용하며, 약 5% 정도의 일부 사용자들이 돈을 내고 사용하는 게 되는 것이다.[6]

또 다른 사례로는 ‘그룹 가격 결정(group pricing)’이 있다.[7] 고객의 유형에 따라 다른 가격을 받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일부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에서는 여자는 공짜이고 남자는 유료다. 구글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구글 앱스(Google Apps)의 경우 학교의 경우 공짜이고 일반 기업의 경우에는 유료다. 이처럼 일부 단체(대부분의 경우 돈이 없는)는 공짜인 경우도 유료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공짜 사용자를 보조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제3자(3rd Party)가 나에게 (From Party to Party)

직접적으로 제품·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제3자가 제품·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공짜) 사용자를 대신하여 돈을 내는 경우다. 라디오나 텔레비전과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의 광고 모델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것을 ‘3자 시장(three-party market)’이라고도 하는데, 서비스 제공자(방송국)와 서비스 사용자(시청자)의 양자 간의 거래에 제3자(광고주)가 서비스 사용자를 대신하여 돈을 내는 시장을 뜻한다.[8] 대부분의 경우 제3자는 서비스 사용자가 (잠재) 고객이어서 장기적으로 보면 서비스 사용자가 돈을 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가닉 비즈니스에서 3자 시장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구글의 광고 플랫폼인 ‘애드워즈(Adwords)’를 들 수 있다. 광고주는 애드워즈를 이용하여 구글에 검색 광고 또는 컨텍스트 광고를 내고 이 광고가 클릭될 때에 광고비를 지불한다. 덕분에 구글 사용자는 공짜로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구글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 ‘애드센스(AdSense)’라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신의 광고 플랫폼을 구글 밖의 공간(예를 들어 뉴스 사이트, 개인 블로그 등)으로도 확장함으로써 3자 시장이 아니라 ‘4자 시장’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훌루(Hulu) 등 인터넷상의 많은 서비스들이 제3자의 보조에 기반을 둔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미디어의 광고 모델과는 달리 매우 다양하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으며, 확장 가능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시장이 나에게 (From Monetary Market to Non Monetary Market)

서비스 제공자·콘텐츠 생산자가 모든 (공짜) 사용자를 보조하는 경우이다. 이들은 자신의 서비스·노동력을 돈이 아닌 것을 대가로 받고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첫째는 자신이 가진 정보·지식 등을 공짜로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아무 조건 없이 나누고 만족감을 얻거나 장기적으로는 명성(reputation)을 얻기도 한다. 이전 글에서 여러 번 언급했던 위키피디아나 리눅스와 같은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시장을 ‘선물 경제(gift economy)’라고 부르기도 한다.

둘째는 사용자로부터 돈이 아닌 다른 것을 요구하는 경우이다. 사용자의 노동력, 시간, 개인 정보, 영향력 등을 요구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이다. 이를 ‘물물교환 경제(barter economy)’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이 전화번호 안내 서비스(GOOG-411)를 무료로 제공한 것은 사용자로부터 음성인식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9]였다. 또 다른 예로는 유료 애플리케이션이나 유료 리포트를 트위터에서 리트윗 또는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클릭한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수많은 공짜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이유는 누군가 비용을 대신 내주기 때문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오가닉 비즈니스에서도 진정한 공짜 점심은 없는 것인가?

우선 경제학적(이론적)으로 따지자면 공짜 점심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 대신 내주기는 하지만 결국 내가 그 누군가에게 직간접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대부분의 제품에는 광고비가 이미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오가닉 비즈니스에서는 공짜 점심이 존재한다. 위키피디아를 사용하고, 에버노트에 노트를 하고, 구글에서 검색을 할 때 실질적으로 내가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내가 얻는 가치에 비해 정말 무시할 정도로 적은 금액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차보조의 범위가 확대되고 복잡해짐으로써 보조의 직간접적인 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지고 있다. 따라서 연결된 세상의 오가닉 비즈니스에서는 실질적인 공짜 점심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오가닉 비즈니스 시장의 공짜는 미끼로서의 공짜가 아니라 실질적인 공짜인 것이다. 공짜가 기준이 되는 세상에서 ‘누구에게서’ 돈을 받을 것인가의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갈림 길>


  1. 아쉽게도 소위 '단통법(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정 법'의 줄임말)' 때문에 이제는 공짜 스마트폰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졌다.
  2. 초기의 아마존 프라임은 무제한 무료배송만 제공하다가 2011년부터 무료 콘텐츠를 추가했다[http://en.wikipedia.org/wiki/Amazon.com#Amazon_Prime].
  3. "Kindle Fire HD and Paperwhite sales make Amazon no profit," BBC News, Oct 11, 2012, http://www.bbc.co.uk/news/technology-19907546.
  4. John Gaudiosi, "Nexon Celebrates Seventh Anniversary Of MapleStory Game With Continued Success," Forbes, May 23, 2012, http://www.forbes.com/sites/johngaudiosi/2012/05/23/nexon-celebrates-seventh-anniversary-of-maplestory-game-with-continued-success/.
  5. Fred Wilson, "My Favorite Business Model," AVC, Mar 23, 2006, http://www.avc.com/a_vc/2006/03/my_favorite_bus.html.
  6. Chris Anderson, Free, Hyperion, 2010.
  7. Shapiro and Varian, Information Rules,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1999.
  8. Chris Anderson, Free, Hyperion, 2010.
  9. Kevin Purdy, "Free Alternatives to the Departing GOOG-411," Lifehacker, Nov 12, 2010, http://lifehacker.com/5688041/free-alternatives-to-the-departing-goog+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