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닉 비즈니스는 살아있는 네트워크다

Organic Business as a Living Network

2015년 7월 23일,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아마존의 주가가 하루 만에 20% 폭등하며 월마트의 시가총액을 추월[1]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아마존에게 수모를 당한 지 불과 몇 달 후에 이번에는 월마트 주가까지 폭락[2]하면서 시가총액의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2015년 10월 기준으로 약 100조 정도 차이가 난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월마트는 소매시장에서 절대 강자였다. 2010년 기준 매출은 아마존의 12배[3]에 달했고 2014년 기준으로도 두 회사의 매출 규모는 여전히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익 규모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왜 시장의 가치 측면에서는 아마존이 훨씬 더 높게 평가받게 된 것일까?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월마트와 아마존은 같은 소매산업에 속해 있지만 서로 구조적으로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다.

비즈니스의 본질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월마트와 아마존은 같은 소매시장에서 경쟁하지만 거래의 대상, 비즈니스의 방식, 비즈니스의 가치가 완전히 다르다. 이 글에서는 월마트와 아마존의 사례를 통해 오가닉 비즈니스를 정의하고 쟁점을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오가닉 비즈니스의 정의

오가닉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비즈니스는 살아있는 네트워크다. 그러므로 오가닉 비즈니스란, 고객 간의 작은 연결(가치)에서 시작하여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 네트워크를 자산으로 더 많은 연결(가치)을(를) 만드는 비즈니스라 할 수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은 문서의 연결(월드와이드웹)에서 출발하여, 사람과 상품의 연결(인터넷 상거래), 사람의 연결(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사물의 연결(IoT)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연결을 가능하게 했고, 이러한 연결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는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구글은 월드와이드웹이라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다. 아마존은 구매자·상품·판매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페이스북은 친구들의 네트워크다. 그런가 하면 우버는 운전사·차량·탑승객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를 도산시키거나 위태롭게 만들었고, 기존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기업가치를 만들고 있다.

고객을 내가 만든 제품·서비스를 파는 대상으로만, 제품·서비스를 고객에게 팔 물건으로만 생각하는 것(즉 노드 가치의 관점에서만 보는 것)은 스스로 사고와 행동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제는 비즈니스의 본질을 제품·서비스를 매개로 고객과 고객, 제품과 고객 등을 연결하는 것, 즉 링크 가치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 결과 만들어지는 네트워크가 비즈니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거래의 대상이 ‘연결’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4]에서 아마존의 상거래 비즈니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우리는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구매 의사결정을 도와서 돈을 번다(We don’t make money when we sell things. 
We make money 
when we help customers 
make purchase decisions.).”

이는 전통적인 비즈니스와 오가닉 비즈니스의 관점 차이를 명확히 나타낸다. 월마트와 같은 전통적인 비즈니스에서는 제품 그 자체가 거래의 대상인 반면 오가닉 비즈니스에서는 연결이 거래의 대상이다.

1) 무엇을 연결하는가?

여기서 연결이란 상품 또는 거래 대상을 발견하고, 선택하고, 경험하고, 공유하는 등의 과정[5]과 결과를 말한다. 월마트는 공급자로부터 상품을 사서 소비자에게 파는 기업이라면, 아마존은 구매자와 상품을, 상품과 상품을, 구매자와 판매자(3rd party seller)를 연결시키는 서비스(정보)를 파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아마존의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아마존은 일반적인 오픈마켓(예를 들어, 이베이, 11번가)과는 달리 상품 하나에 하나의 상세 페이지만이 존재한다. 이는 월마트 온라인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과 유사하다. 하지만 유사한 점은 여기서 끝이다. 이 페이지는 마치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와 같은 원리로 생성, 유지된다.

일반적인 오픈마켓에서 하나의 상품에 대해 판매자마다 각각의 상세 페이지가 있는 것과는 달리 아마존에서는 상품 하나에 상세 페이지가 하나만 존재한다. 예를 들어, 프리(Free)라는 책에 대한 상세 페이지에는 이에 대한 리뷰, 이를 파는 판매자, 이와 연관된 책들에 대한 정보가 모여 있어 구매자가 구매 의사 결정하기가 매우 쉽다.

일반적인 오픈마켓에서 하나의 상품에 대해 판매자마다 각각의 상세 페이지가 있는 것과는 달리 아마존에서는 상품 하나에 상세 페이지가 하나만 존재한다. 예를 들어, 프리(Free)라는 책에 대한 상세 페이지에는 이에 대한 리뷰, 이를 파는 판매자, 이와 연관된 책들에 대한 정보가 모여 있어 구매자가 구매 의사 결정하기가 매우 쉽다.

상품 상세 페이지는 판매자(판매자로서의 아마존을 포함)들이 생성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이미 상품 상세페이지가 존재하는 경우 판매자는 가격 및 배송 정보만 입력하여 그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구매자는 어떤 판매자로부터 상품을 구매했는지와 관계없이 이 하나의 페이지에 리뷰를 남긴다. 구매자의 구매행위는 “이 상품을 구매한 사람이 구매한 상품” 등으로 정보화되어 상품 정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이러한 상품 상세 페이지는 상품을 구매할 것인지(구매자와 상품의 연결), 어떤 판매자로부터 구매할 것인지(구매자와 판매자의 연결)를 결정하고, 관련된 상품을 발견(상품과 상품의 연결)하는 것을 너무나 잘 도와준다(이미 20년 된 아마존 단골 고객(나)의 증언이기도 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판매자들도 구매자와 잘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고객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Fulfilment by Amazon’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상품의 보관 및 발송까지도 책임진다.

2) 왜 연결이 중요한가?

연결이 중요해진 이유는 더 이상 세상이 희소함(scarcity)에 의해 지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즈니스의 기본 가정이었던 지면과 진열대의 희소함, 공급의 제약, 제한된 대안(choice)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제 우리는 정보와 제품의 홍수,  무한한 대안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시간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객의 소중한 시간을 아껴주고, 잘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쉽게, 잘, 빨리 연결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상거래뿐 아니라 운송(우버), 호텔(에어비앤비), 금융(렌딩클럽) 등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버는 탑승객과 운전사를, 에어비앤비는 여행객과 집주인, 렌딩클럽은 투자자와 대출을 원하는 사람을 연결한다.

3) 물질이 아니라 정보다

‘연결을 판다’는 관점에서 보면 소프트웨어·정보가 비즈니스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정보는 물리적인 재화와는 매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산하는 방법,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 등이 기존에 물리적인 재화에 적용되던 방법과는 판이하다.

물리적인 부분은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껍데기·컨테이너가 되어가고 있다. 영화 대여 시장에서 넷플릭스 때문에 파산한 블록버스터의 매장은 자산이 아니라 부채였다. 월마트의 매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버는 차량을 한 대도 가지고 있지 않고, 에어비앤비는 건물을 한 채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렌딩클럽은 지점이 없다.

고객이 만드는 네트워크(Network)다

아마존은 2억 구매자, 200만 판매자,[6] 200만 협력자(associate)[7]
[8] 등의 아마존 고객이 상품을 매개로 만드는 네트워크다. 이를 단순화하여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아마존은 고객(구매자, 판매자, 협력자)의 참여에 의해 성장하고 진화하는 제품을 매개로 연결된 고객간의 네트워크다. 아마존은 이러한 네트워크이기도 하지만 판매자로서의 역할도 한다.

아마존은 고객(구매자, 판매자, 협력자)의 참여에 의해 성장하고 진화하는 상품을 매개로 연결된 고객 간의 네트워크다. 아마존은 이러한 네트워크이기도 하지만 판매자로서의 역할도 한다.

1) 네트워크는 고객이 만든다

여기서 첫 번째로 주목할 점은 아마존이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따라서 판매자로서의 아마존을 다른 판매자와 마찬가지로 노드로 표현했다.

두 번째로 주목할 점은 상품과 이에 대한 (광고) 포스트를 매개로 고객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막연히 고객들이 (직접) 연결된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무엇을 매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하지만 가장 주목할 점은, 이 네트워크를 아마존이 아니라 고객이 만든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역할은 고객들이 연결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고객 또는 사용자의 참여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형태와 규모의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이러한 네트워크는 참여자들에 의해 마치 생명체처럼 성장하고 진화한다(생명체처럼 성장하고 진화한다는 의미에서 ‘오가닉(유기적) 비즈니스’다).

월마트가 전 세계 11,000여 개의 매장에서 220만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여 14만여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는 반면, 아마존이 0개의 매장[9]에서 15만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여 수천만 종류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2억4백만 고객들이 아마존을 위해서 일하기 때문이다.

2) 오프라인까지 확장된다

이러한 아마존의 네트워크는 온라인상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마존은 월마트와 같은 물리적인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스캔하여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서비스(PriceCheck,[10] Firefly[11] 등)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아마존 네트워크를 물리적 공간으로 연결·확장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참여자 간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화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공유하고, 소비하는 오가닉 비즈니스 방식(소위 위키노믹스, 크라우드 소싱, 집단지성)은 상거래, 숙박업, 금융업 등 모든 비즈니스와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트워크가 자산이다

아마존의 가장 큰 자산은 상거래를 가능케 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나 최첨단 배송센터가 아니라 고객들이 만들어낸 네트워크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아마존의 경우 구매자, 판매자, 협력자 간에 다양하고 복잡한 연결 관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연결은 명시적(explicit)이며 영구적(permanent)인 기록으로 쌓여 네트워크(최근 용어로는 빅데이터)를 형성한다.

1) 네트워크는 복제가 불가능하다

오가닉 비즈니스에서 이렇게 형성된 네트워크가 가장 핵심적인 자산이라 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달리 벤치마킹(복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20년간 쌓은 네트워크, 아마존이 20년간 쌓은 네트워크, 페이스북이 10년간 쌓은 네트워크를 하루아침에 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산으로서의 네트워크는 비즈니스를 다른 제품·서비스와 차별화시키고 온리원(only one)이 되도록 만드는 기반이다.

2) 연결을 가속화시킨다

네트워크(즉 이전의 연결 기록들)는 다음 연결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연결이 가속화되면서 네트워크는 더욱 거대하고 복잡해지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네트워크는 기존의 물리적 시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와 가치를 지니게 된다.

아마존의 경우 20년간 수억 명의 구매자, 수백만 판매자와 협력자 사이에 수천만 종류의 제품이 거래되면서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아마존은 구매자와 제품과 판매자를 더욱 잘 연결하고 있다.

아마존을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구매, 판매, 리뷰, 추천 등의 기능의 가치에 가려 이러한 플랫폼에 기반하여 네트워크를 키워야한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존을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구매, 판매, 리뷰, 추천 등의 기능의 가치에 가려져서 이러한 플랫폼에 기반하여 정작 네트워크를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 소위 ‘플랫폼’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관점으로 비즈니스를 보는 것은 플랫폼의 개념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플랫폼의 개념이 생태계의 개념으로까지 확장되었지만 컴퓨터 운영체제(OS)의 개념에서 출발하여 발전되었기 때문에 여전히 플랫폼을 블랙박스로 여기고 이들이 제공하는 기능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 전문가인 토마스 아이젠만(Thomas Eisenmann)도 플랫폼을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일련의 구성요소와 규칙”으로 플랫폼을 정의했다.[12]

네트워크의 개념을 사용한다고 해도 여전히 사용자 간의 네트워크를 암묵적(implicit)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플랫폼을 꿈꾸는 많은 기업들이 좋은 기능을 제공하면 사용자들이 알아서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네트워크의 관점으로 보게 되면 사용자들에게 어떤 기능을 제공할 것인지가 아니라 이들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 이러한 연결 하나하나를 쌓아서 어떻게 가치 있는 네트워크를 키워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갈림 길>


  1. Stephen Foley, "Amazon overtakes Walmart in market value after unexpected profit." Financial Times, Jul 23, 2015, http://www.ft.com/intl/cms/s/0/8b082990-3177-11e5-8873-775ba7c2ea3d.html.
  2. Shannon Pettypiece, "Wal-Mart Tumbles Most in 15 Years After Predicting Profit Slump," Bloomberg Business, Oct 14, 2015, http://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5-10-14/wal-mart-tumbles-after-predicting-drop-in-fiscal-2017-earnings.
  3. Jolie O'Dell, "Who's Winning: Walmart or Amazon?" Mashable, Jun 21, 2011, http://mashable.com/2011/06/20/amazon-walmart-infographic/.
  4. "Jeff Bezos on Leading for the Long-Term at Amazon," Harvard Business Review, Jan 03, 2013, https://hbr.org/ideacast/2013/01/jeff-bezos-on-leading-for-the.html.
  5. 윤지영, <컨텍스트의 4 요소>, 오가닉 미디어랩, 2015년 4월 15일, http://organicmedialab.com/2015/04/15/4-elements-of-context/.
  6. Sarah Perez, "Amazon’s Record Holiday Season Boosted Its Third-Party Sellers Marketplace, Too: Sales Up 40% Year-Over-Year," TechCrunch, Jan 2, 2013, http://techcrunch.com/2013/01/02/amazons-record-holiday-season-boosted-its-third-party-sellers-marketplace-too-sales-up-40-year-over-year/.
  7. "How Many Affiliates Are Registered With Amazon Associates Program?," An Amazon Affiliate Blog, Jul 30, 2008, http://amazonaffiliate.wordpress.com/2008/07/30/how-many-affiliates-are-registered-with-amazon-associates-program/.
  8. 협력자는 오가닉 미디어랩과 같이 아마존이 판매하는 상품에 링크를 걸거나 광고를 게재하고 이를 통해 판매가 일어난 경우 수수료를 받는 주체들이다.
  9. 최근에 아마존 북스토어가 시애틀에 개장되면서 1개로 늘었다.
  10. Lance Whitney, "Amazon PriceCheck app: Use it, get a discount," CNET, Dec 7, 2011, http://news.cnet.com/8301-1023_3-57338378-93/amazon-pricecheck-app-use-it-get-a-discount/.
  11. Sarah Perez, "Amazon’s Fire Phone Introduces Firefly, A Feature That Lets You Identify (And Buy!) Things You See In The Real World," TechCrunch, Jun 18, 2014, http://techcrunch.com/2014/06/18/amazons-fire-phone-introduces-firefly-a-feature-that-lets-you-identify-and-buy-things-you-see-the-real-world/.
  12. Thomas Eisenmann, Platform-Mediated Networks: Definitions and Core Concepts, HBS #807-04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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