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효과, 왜 사용자 규모가 아니라 연결인가?

Network Effects: Focus on Links NOT on Nodes

네트워크라고 하면 사업자들은 막연히 ‘네트워크 효과’를 떠올린다. 하지만 사용자 수를 많이 확보하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과연 네트워크 효과일까? 대부분의 인터넷 스타트업들은 사용자 수를 어떻게 늘릴 것인지에 혈안이 되어있다. 삼성전자, SKT, KT와 같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소위 ‘하키 스틱’ 그래프를 꿈꾸며 어려움과 배고픔을 참는다.

모든 기업들은 기하급수적(exponential)으로 성장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꿈꾼다 (그래프는 y = 2^x)

모든 기업들은 기하급수적(exponential)으로 성장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꿈꾼다(그래프는 y = 2x).

이들은 사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자신들의 서비스 가치가 기하급수적(exponential)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사용자 수를 늘리는 것이 오가닉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사용자 수가 저절로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네트워크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적인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의 사례를 사용자 규모, 기업 가치 관점에서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오해: 네트워크 효과는 사용자 수에 기반한다

1) 네트워크 효과의 정의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는 같은 제품을 소비하는 사용자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용이 더욱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1]

이제는 한물 간 팩스(fax)의 예는 유명하다. 팩스는 팩스를 가진 사람들 간의 문서 교환 도구다. 따라서 팩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나 밖에 없는 경우 팩스는 전혀 쓸모가 없다. 반대로 팩스의 사용자가 많을수록 그 가치가 높아져 팩스의 소비는 증가되고, 이에 따른 팩스 사용자 수의 증가는 다시 팩스의 가치를 높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서비스 등 거의 모든 오가닉 비즈니스에서 나타난다.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는 일반적으로 제품의 사용자 수에 비례하며,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2) 메칼프 법칙의 이론과 현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메칼프의 법칙(Metcalfe’s Law)[2]이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를 설명하는 이론이다(수학적으로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메칼프의 법칙은 기하급수적인 증가는 아니다). 3Com의 설립자이자 대부분의 LAN에서 사용되는 이더넷(Ethernet)이라는 네트워킹 기술을 개발한 메칼프(Bob Metcalfe)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유용성은 사용자 수(n)의 제곱에 비례한다고 한다.

즉 사용자 수가 10배가 되면 네트워크의 가치가 100배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팩스를 가진 사람이 3명인 경우 1대 1로 연결 가능한 방법은 3가지가 있다. 1명이 더 추가되어 4명인 경우에는 6가지가 된다. n명의 경우 n(n-1)/2가지다. 메칼프는 이러한 논리로 네트워크의 가치가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한다고 결론짓는다. 예를 들어 n이 1,000에서 10,000으로 10배 증가한 경우 네트워크의 가치는 49,995,000/499,500 = 100배 증가한다.

메칼프의 법칙에 의하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가능한 모든 링크의 수에 비례한다.

메칼프의 법칙에 의하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가능한 모든 링크의 수에 비례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이 법칙을 적용할 수 있을까? 위의 주장을 다시 살펴보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가 아니라 연결의 수(n(n-1)/2)에 정비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용자 수가 늘어도 연결이 실질적으로 늘지 않는다면 네트워크 효과는 기대할 수 없는데 메칼프의 모델에서는 ‘무조건 연결’을 가정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의 가치가 노드 수의 제곱에 비례하여 (또는 기하급수적으로) 가치가 증가한다는 것은 이론적인 최대치를 가정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다르다. 네트워크 가치는 실제 발생하는 링크 수에 비례하여 증가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사례: 페이스북의 네트워크 가치는 무엇에 기반하는가?

그렇다면 실제로 페이스북의 가치가 사용자(노드) 수 그리고 친구관계(링크) 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자. 이 분석은 시장가치(market capitalization)가 네트워크의 가치를 잘 나타낸다는 가정하에 진행되었다. 아래의 분석은 페이스북 등에서 공개한 데이터를 이용하였으며, 학술적으로 엄격한(rigorous) 분석이라기보다는 독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임을 밝혀둔다.

1)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하지 않는다

아래 그림은 페이스북의 사용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가치가 어떻게 증가했는지 보여준다. 물론 주가는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를 요하지만 사용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가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메칼프의 법칙처럼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했을까?

사용자 수가 약 1억 4천만 명에서 14억 명으로 약 10배 증가하였지만 시장가치는 40억 불에서 2160억 달러로 50배 조금 넘게 증가하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네트워크 효과에 따르면 사용자 수가 10배 증가하면 사용자 가치가 10배 늘어서 네트워크의 가치가 100배(=10의 제곱)  늘어야 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약 50배가 증가한 것이다.

페이스북의 사용자 수와 시장가치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 사용자 수의 증가에 따라 시장가치가 빠르게 증가하지만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하지는 않는다. (IPO 이전 시장가치: http://venturebeat.com/2011/09/27/facebook-valuation-sharespost/, 사용자수: http://www.theguardian.com/news/datablog/2014/feb/04/facebook-in-numbers-statistics)

페이스북의 사용자 수와 시장가치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 사용자 수의 증가에 따라 시장가치가 빠르게 증가하지만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하여 증가하지는 않는다. (IPO 이전 시장가치: http://venturebeat.com/2011/09/27/facebook-valuation-sharespost/, 사용자 수: http://www.theguardian.com/news/datablog/2014/feb/04/facebook-in-numbers-statistics)

2) 그러나 친구관계의 수에 비례한다

반면 아래 그림은 페이스북의 친구관계 수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가치가 어떻게 증가했는지 보여준다. 시장가치가 친구관계 수와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의 시장가치와 친구관계 수(=사용자 수x평균친구 수/2)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 친구관계 수에 비례하여 시장가치가 증가함을 볼수 있다. (사용자의 평균 친구수는 http://www.quora.com/How-many-friends-does-a-Facebook-user-have-on-average-and-what-is-the-distribution-of-friends-numbers, http://www.pewresearch.org/fact-tank/2014/02/03/6-new-facts-about-facebook/, http://www.huffingtonpost.com/2011/11/19/the-average-facebook-user_n_1102902.html 등을 참조하여 수집하였다)

페이스북의 시장가치와 친구관계 수(=사용자 수 x 평균 친구 수/2)의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 친구관계 수에 비례하여 시장가치가 증가함을 볼 수 있다. (사용자의 평균 친구 수는 http://www.quora.com/How-many-friends-does-a-Facebook-user-have-on-average-and-what-is-the-distribution-of-friends-numbers, http://www.pewresearch.org/fact-tank/2014/02/03/6-new-facts-about-facebook/, http://www.huffingtonpost.com/2011/11/19/the-average-facebook-user_n_1102902.html 등을 참조하여 수집하였다)

이를 조금 더 명확히 보기 위해 아래와 같이 친구관계 당 시장가치(market value per friendship)가 사용자 수의 증가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았다. 사용자 수가 증가하더라도 친구관계 당 시장가치는 약 0.75달러를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달러가 넘을 때는 2012년 5월 IPO 이전에 주가에 거품이 끼어있을 때이고, 0.5달러 밑으로 떨어졌을 때는 IPO 이후 거품 논란이 일며 주가가 곤두박질쳤을 때이다. 추세선은 매우 완만한 상승을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즉 페이스북의 시장가치는 친구관계 수에 비례하여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네트워크의 가치는 노드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저절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링크 수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페이스북의 시장가치를 친구 관계수로 나누어 친구관계 당 시장가치가 사용자 수의 증가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았다. 주가의 오르내림에 따라 요동은 치지만 추세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페이스북의 시장가치가 친구관계 수에 비례함을 보여준다.

페이스북의 시장가치를 친구관계 수로 나누어 친구관계 당 시장가치가 사용자 수의 증가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았다. 주가의 오르내림에 따라 요동은 치지만 추세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페이스북의 시장가치가 친구관계 수에 비례함을 보여준다.

결론: 연결의 수가 네트워크 가치를 결정한다

네트워크의 가치가 노드(사용자)의 수가 아니라 링크(친구관계) 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나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 많은 비용이 들고 좋은 기능 있어도 초기 네트워크의 가치는 0이다

네트워크 효과가 강한 서비스의 경우 아무리 많은 비용이 들고 아무리 좋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서비스의 초기 가치는 0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페이스북을 벤치마킹(?)하여 더 나은 기능을 가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런치했다면 그 서비스의 가치는 최소한 서비스 개발비용 정도는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링크의 수가 0이기 때문에 서비스(네트워크)의 가치는 0인 것이다. 서비스를 런치하면 사용자들이 알아서 구름처럼 모일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다.

2)  사용자 수가 아니라 연결의 수를 늘리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치가 0인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이벤트를 하는 것인가? 사용자에게 더 좋은 기능을 추가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는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용자 수가 아니라 연결의 수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사용자 수를 늘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모은 사용자들은 서비스에 머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이벤트를 통해 가입한 사용자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서로 연결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천만 사용자의 집합은 아무 가치가 없다. 간혹 노드가 있어야 링크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을 받는다. 이때 나는 이렇게 답한다. “링크 하나가 생기면 두 개의 노드가 딸려온다”고.

네트워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작정 (서로 연결되기 어려운)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기존 사용자 들의 연결(친구관계 등)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용자 수를 늘려야 된다. 이러한 방법은 기존 사용자가 서비스에 머물 가능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용자도 (이미 연결된 사용자가 있으므로) 재방문할 가능성을 높인다.

페이스북의 경우 초기에 친구가 10명 이상이 되면 활동적인 사용자가 되는 것을 발견하고 “알 수도 있는 사람(People you may know)”을 추천하기 시작했고 이 작은 변화가 페이스북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3]

3) 오랜 기간 인내가 필요하다

연결의 수가 늘기 시작하면 당장 서비스의 가치가 생길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첫째, 연결 하나하나의 가치는 매우 적다.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도 친구관계 하나의 가치가 1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하물며 막 시작한 서비스의 연결 가치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렇게 미미한 연결의 가치가 하나둘씩 모여 의미 있는 서비스 가치를 만드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네트워크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반대로 보면 상당 기간 가치가 0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기하급수적 증가 그래프를 보면 변곡점에 이르기 전까지 y 값이 거의 0에 머물고 있다. 앞에서 강조하였듯이 네트워크 가치가 실질적으로는 기하급수적(이론적 최대치)으로 증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오랜 기간 동안 가치가 0에 머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비스가 제대로 된 가치를 가지는 데는 서비스 런치 이후 적어도 2년, 많게는 5년 이상 걸린다. 이는 출시되자마자 가치를 가지는 기능(노드 가치) 중심의 제품·서비스(예를 들어 날개 없는 선풍기, 워드프로세서)에 익숙한 경영자들에게는 매우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경우 인내심을 가지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다. 하지만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제프 베조스가 강조[4]한 것처럼 네트워크 경쟁에서 필요한 것은 인내심이다.

네트워크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고객을 가장 우선으로 두고, 둘째, 혁신하고, 마지막으로 인내해야 한다. 현재는 아마존의 주요 서비스가 되어, IBM과 같은 하드웨어 업체들을 위협하는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거의 10년 전인 2006년에 미미한 서비스로 시작[5]했다. 오랜 기간 한 걸음씩 가치를 쌓아 현재에 이른 것이다.

4) 진화하지 못하면 죽는다[6]

네트워크 효과는 네트워크의 가치가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를 항상 안고 있다. 한 명의 사용자가 떠나거나 비활성화(inactive)되면 이에 딸린 링크가 전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소셜 네트워크 시장을 호령하던 싸이월드가 순식간에 페이스북에 자리를 내준 것은 네트워크 효과가 반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의 일부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등으로 떠나기 시작하면서 싸이월드의 가치를 급격하게 떨어뜨리고 이는 더 많은 사용자들을 떠나게 하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네트워크 경쟁에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진화하지 못하는 서비스(네트워크)는 네트워크 효과로 말미암아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갈림 길>


  1. Carl Shapiro and Hal R. Varian, Information Rules,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1998, p. 13.
  2. "Metcalfe's law,"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etcalfe's_law.
  3. Adam Pennenber, Viral Loop, Hyperion, 2009, p.208.
  4. Paul Farhi, "Jeffrey Bezos, Washington Post’s next owner, aims for a new ‘golden era’ at the newspaper," Washington Post, September 3, 2013, http://www.washingtonpost.com/lifestyle/style/jeffrey-bezos-washington-posts-next-owner-aims-for-a-new-golden-era-at-the-newspaper/2013/09/02/30c00b60-13f6-11e3-b182-1b3bb2eb474c_story.html.
  5. Trefis Team, "Web Services To Drive Future Growth For Amazon," Forbes, Aug 21, 2012, http://www.forbes.com/sites/greatspeculations/2012/08/21/web-services-to-drive-future-growth-for-amazon/.
  6. 윤지영, <진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오가닉 미디어>>, 21세기북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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